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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미래긍정: 노먼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 _ 답사

by 수와뽀 2024. 6. 13.

 

전시개요

 

날짜  2024.04.25(목) ~ 07.21(일)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내용

세계적인 건축 거장 "노먼 포스터 "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과 포스터 + 파트너스의 공동 기획으로 열렸습니다.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노먼 포스터와 그의 회사 포스터 + 파트너스의 주요 작업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된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대 규모입니다. 1960년대 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약 500여 건 이상의 프로젝트 중 미술관, 박물관 등 문화예술 공공 건축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특히 지속가능성에 대한 포스터의 초기 관심부터 미래를 향한 비전을 포괄적으로 보여줍니다.

 

전시구성

1.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유

 

사회 전반에서 ‘지속가능’에 대한 고민과 실천은 여전히 중요한 현재진행형 이슈였다. 이번 전시는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가 1960년대부터 건축 설계 및 관련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해왔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건축 활동 초기, 노먼 포스터는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의 결과를 구현하려는 친환경 건축의 선구자이자 발명가로서 활동했다. 그는 미래학자 벅민스터 풀러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술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공유하며 밀접하게 소통했다. 지난 50여 년 동안 포스터 + 파트너스는 도시 마스터플랜부터 개인 주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주의 프로젝트를 평가할 수 있는 맞춤형 프레임워크를 개발해왔다.

 

기후사무소 - 미실현 프로젝트(1971)

 

기후사무소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사무실이라는 유토피아적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시작된 연구 프로젝트였다. 1971년 미래학자 벅민스터 플러와 함께 구상한 이 프로젝트는 거대한 인공 하늘처럼 채워진 광활한 다면체인 지오데식돔(geodesic dome)을 통해 최소 면적에 최대 부피를 담아 에너지 절약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비전을 담고 있다. 개폐식 유리 창문을 통해 공기 흐름의 스택 효과를 유도하고 나무와 식물을 심어 내부 미세기후를 조성하는 계획도 포함된다. 이러한 설계도는 에드워드 O. 윌슨이 자신의 저서인 '바이오필리아 가설'에서 인간과 자연 사이 연결의 중요성을 피력했던 1984년보다 무려 10년을 앞섰던 미래지향적인 시도였다.

 

2. 현재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과거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의 건축 언어는 특히 오랜 역사의 건축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조화를 이루는 '레트로핏(retrofit)' 접근을 통해 극대화되었다. 이러한 근대와 현대, 과거와 현재의 만남은 새로운 건축 환경에서 사용자 경험을 이끌어내며 공공 건축의 개념을 확장하였다. 건축물을 확장하고 개조하는 행위는 더 넓은 맥락에 반응하는 문화적 공간을 창출하는 동시에, 역사의 생명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장시키는 일이다. '레트로핏'은 단순히 옛 것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조심스럽고 정교하게, 그러나 혁신적으로 역사를 재해석하고 현재와 결합하며 물리적인 건축을 넘어 하나의 '장소'를 재창조하는 것이다.

 

빌바오 미술관 (2019-2024)

 

스페인의 빌바오 미술관에는 현재 확장을 동반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이미 빌바오 지하철 시스템의 효율적인 설계를 통해 도시재생에 크게 기여한 노먼 포스터는 '아그라비타스(Agravitas)'라 불리는 빌바오 미술관 개조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도시 단위의 설계와 같은 확장된 관점을 제안한다. 먼저 건축물의 역사를 존중하고 부각시키는 접근으로 1945년 당시 건물의 입구를 되살려 미술관의 정면이 다시금 도시 쪽을 향하도록 했다. 미술관이 위치한 바스크 지역의 건축가 루이스 마리아 우리아르떼와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본 프로젝트는 기존의 건축물에 이어 1970년대에 추가 확장된 공간을 모두 잇는 방식으로 지붕형 구조를 제안한다.

 

보스턴 미술관 (1999-2010)

 

1870년에 설립된 보스턴 미술관은 미국에서 가장 큰 미술관 중 한 곳으로 매년 백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한다. 해마다 증가하는 관람객 규모를 고려하여 진행된 미술관의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옛 것과 새로운 것을 결합하고 미술관 건물 접근성 개선을 목표함으로써 지역 사회와의 연결을 강화하였다. 기존 보자르(Beaux-Arts) 양식의 건물을 복원함과 동시에 척추처럼 두 건물 사이를 잇는 '크리스탈 스파인(crystal spine)' 유리 구조물이 특징적이다. 새롭게 들어선 유리 건물은 4개 층에 걸쳐 약 5,000여 점의 미국 미술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혜의 집 (2018-2021)

 

아랍에미리트의 도시 샤르자에 위치한 지혜의 집(House of Wisdom)은 '소셜허브를 개념화한 도서관'이라는 목표 아래 첨단 기술이 접목된 형태로 계획되었다. 지혜의 집은 유네스코에서 2019년 '세계 책의 수도(World Book Capital)'로 샤르자를 선정한 것에 발맞춰 도시의 문화 활성화를 주도하는 전문 출판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하고 있다. 2층 건물 위를 덮고있는 캔틸레버 구조의 지붕 '플로팅 루프'는 중동 지역의 무더운 날씨를 고려한 것으로, 건물 사방으로 무려 15m씩이나 돌출된 구조가 독특한 외형을 완성한다. 지붕을 지지하는 4개의 코어가 건물 각 모서리에 위치함에 따라 도서관 내부는 기둥 없이 개방된 공간을 형성한다. 또한 도서관 내부의 모든 서비스 공간은 외부와의 연결에 중점을 두어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바깥을 향하도록 설계되었다.

 

옴부 (2020-2022)

 

옴부(Ombú)는 스페인 에너지 회사 악시오나(ACCIONA)의 본사로, 현재까지 포스터 + 파트너스가 설계한 건축물 중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가장 높은 효율을 보인다. 본래 스페인 건축가 루이스 데 란데초(Luis de Landecho, 1852-1941)에 의해 1905년에 설립된 이 건물은 인근 지역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용도로 쓰였다가 이후 사용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폐 건물에 머물렀다. 2017년에 악시오나가 매입하여 포스터 + 파트너스에 개조를 의뢰하였고, 약 2년 간의 공사를 거쳐 2022년 완공되었다. 사무실 공간만 약 3,000평(10,000m²)이 넘는 이 건물은 2022년에 완공된 이후 현재까지 지속가능한 건축을 테마로 한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해오고 있다.

 

3.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기술

 

미국 애플 파크, 홍콩 상하이은행, 영국 블룸버그 본사, 아부다비 마스다르 시티와 같은 랜드마크 건축물에는 독보적인 외형만큼이나 최첨단으로 설계된 기술력이 응축되어 있다. 고도의 기술이 가미된 실험적이고 앞선 형태의 건축은 사회적 소명을 담은 총체적인 사고에 근간을 두고 있다. 중동 지역의 자이드 국립 박물관이나 마스다르 시티 프로젝트는 해당 지역의 문화뿐만 아니라, 특징적인 기후 환경에 대한 다층적인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아부다비 지역의 극한 기후 환경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에어컨이나 공조 시스템 없이 건물이 자체적으로 원활한 공기 순환을 유도하는 공기역학적 설계는 지속 가능한 더 나은 삶을 위한 과제에 기반한 결과이다.

 

애플파크 (2009-2017)

 

애플의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와 함께 설계된 애플 파크는 71헥타르 규모의 부지로, 실리콘밸리 중심부에 위치하여 약 12,000명의 직원을 수용한다. 캘리포니아 경관을 재현한 녹지에 설립된 대형 원형건물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이 한 지붕 아래에서 소통할 수 있기를 희망한 스티븐 잡스의 요청사항에 대한 결과물이다. • LEED 플래티넘 등급 획득, 넷제로 캠퍼스 • 부지의 80%는 9,000여 그루의 나무로 덮여 있으며 연간 200톤의 CO2를 흡수 • 100% 재생 가능 에너지로 구동 • 기존 부지 건물 및 건축 자재의 90%가 재활용 • 철거된 건물 콘크리트의 100%가 건물에 재활용 • 더 건강한 환경과 에너지 절약을 위해 자연 환기 시스템을 강조하는 '숨쉬는 건물

 

4. 공공을 위한 장소 만들기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한 노먼 포스터의 건축 철학은 건축물 뿐만 아니라 그 주변 환경까지 포괄한다. 노먼 포스터는 대학 시절 건축과 함께 도시계획을 전공했으며, '공공을 위한 장소 만들기' 프로젝트에서는 사회, 경제, 환경을 어떻게 고려했는지를 보여준다.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2003)과 프랑스 '마르세유 구항구'(2013) 설계를 통해 상실된 공간이 재생되며 도시가 어떻게 다시 활성화될 수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1991)은 자연 채광 유입을 통한 에너지 효율성 확보는 물론, 공항에 대한 인식 자체를 탈바꿈시킨 사례입니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도시의 삶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5. 미래건축

 

노먼 포스터와 포스터 + 파트너스의 건축에 대한 시각은 이미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하고 있다. 그들은 유럽우주국(ESA)과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협업하여 약 10년 전에 지구 밖 행성에서의 삶을 상상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이 프로젝트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건설 자재를 지구에서 운송하는 비효율성을 피하고, 화성 현지의 재료를 사용하여 건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 팀은 재료 과학자, 시스템 분석가, 사회 인류학자, 수학자, 구조 및 환경 공학자, 건축가 등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되어있다. 학제적 연구와 삶의 가치를 위한 디자인 철학은 단순히 미래지향적이거나 기술 예찬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의 경험을 중시하며, 인류가 삶을 영위하고 다양한 생명종이 공생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드론공항 (2016)

 

포스터 + 파트너스는 2012-2015년 사이에 유럽우주국(ESA),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지구 밖 행성에서의 삶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때 주력했던 부분 중 하나는 건설 자재를 지구에서 부터 운반해오는 비효율성을 피하고, 현지의 재료를 토대로 구현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 연구가 발전된 결과가 바로 2016년에 고안된 드론포트, 즉 드론공항이다. 드론공항은 접근성이 현저히 낮은 중앙 아프리카의 고립된 지역에 긴급 생필품이나 의약품 전달이 원활하도록 돕는 항공 인프라 구축을 목표한다. 벽돌용 자재와 목재는 모두 현지 자원을 기반으로 하고, 조립이 쉬운 모듈 시스템을 사용하여 지역 공동체 또한 건설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 노먼 포스터 재단은 학생들과 함께 2016년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에서 드론공항의 실제 크기 프로토타입을 선보였으며, 여러 기업들과 협력하여 2030년까지는 아프리카의 고립된 전 지역에 드론공항 인프라 구축을 목표한다.

 

 

답사후기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포스터의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의 전시를 통해 ‘노먼 포스터’ 만의 창의적인 발상과 미래를 생각한 친환경적인 요소들이 담긴 작품의 모형과 스케치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노먼 포스터가 일찍이 주목해온 ‘지속가능성’에 대한 개념에서 시작해 미래를 향하고 있는 거장 건축가의 비전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60년전부터 미래를 생각한 친환경적인 연구를 많이 했던 것에 대해에 감탄했고 건축물의 역사를 보존하고 부각시켜 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구현해 새로운 건축환경으로 사용자 경험을 이끌면서 공공 건축의 개념을 넓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애플 파크, 영국 블룸버그 본사와 같은 랜드마크 건축에는 독보적인 외형과 최첨단으로 설계된 기술력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노먼 포스터는 과거와 현재가 함께 공존할 수 있고, 환경친화적이며 지속가능성이 있는 보다 나은 삶을 끊임없이 추구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철학이 담긴 다양한 프로젝트의 스케치와 모형을 관람함으로서 다방면으로 인사이트를 받았습니다.

 


노먼포스터의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